실용서적의 필요성

2008/04/15 06:00
직장인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의 절박함을 모른다.
직장인이 얼마나 시간이 없는가에 대한 절박함 말이다.
그들은 더이상 맘놓고 소설책을 읽을 시간도 없다.
유유자적하게 앉아 <프리즌 브레이크> 전체를 보고 앉아있을 시간도 없다.
만일 거기에 결혼이라도 해서 자식이라도 낳으면 어떤 상황이 되는 걸까?

요 근래 박사과정 생활을 하면서 '직장인의 수모'를 겪었다.
고전을 하루만에 통독하는 열정을 보일래야 보일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하루를 멀쩡하게 보내기 위한 기본 취침 시간 6시간 정도와,
영어 공부를 위해 할애하는 짧은 1시간을 제외하면,
정말 연구 외의 무언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없게 되어버렸다.
다행히 주말이 있긴 하지만...

예전에 아는 선배가 닥치는 대로 실용 서적을 사서 읽는 것을 보고,
당시 석사과정인 나는 '그건 부질없는 짓'이라고 못박아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필요한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원리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그것은
수학에 빠져있던 나의 중학교 때부터의 지론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사과정이 되고 나니 그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령, 이제는 소설 책 하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보다,
그것을 그럴싸하게 요약한 감상 책 혹은 10분 내외의 요약본이 더 절실해졌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새로 나온 실용서적을 보면 최대한 빨리 읽으려고 노력한다.
아마 30분~1시간 정도면 요점을 파악하기 때문에,
하루 통근시간 4시간이면 4~5권 정도는 충분히 읽고도 남는다.

혹은, 구매할 수 없는 서적의 경우 원제를 메모해간다.
대개 실용서적은 일본에서 번역하여 들여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한국에는 이런 류의 서적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아직 거의 없다.)
그리고 그 원서를 구매하여 읽는다. 이로써 돈 절약 및 어학 능력의 향상이 가능하다.
만화책에서 사용했던 테크닉을 근래 이것에서 활용하고 있다.

그래도 현재까지는 통근 시간에 여러 책을 읽을 여유가 난다.
하지만 4~5년뒤 쯤 학교를 졸업하면 도서관에서 더이상 책을 빌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책을 사기 위한 투자도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그나마 실용서적은 읽기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권 한 권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2008/04/15 06:00 2008/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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