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 사이버 오락실 카드

오락실에 본격적으로 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가끔, 정말 가끔 가보곤 했는데,
그때까지는 오락실의 게임을 '매니악하게' 다 알 정도는 아니었다.
오락실에 가기 시작한 계기는 Ez2DJ 덕분.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할 무렵이던가?
이미 진도는 다 나가서 수업할 것도 없고 하다 보니 선생님들은 수업 시간에 들어오지 않기 일수였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이 모여 학교 후문을 넘어 논현동 쪽의 오락실로 갔었다.
그때 아마 Ez2DJ 1st를 처음 보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고 나서 Ez2DJ가 2nd, 3rd로 버전업을 하는 고등학교 내내 오락실에 갔었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 갈 일이 없는 날이면 바로 오락실로 가게 마련이었다.
논현동 쪽은 집이랑 너무 멀기 때문에 적당한 대안을 찾아보았는데,
초중고교를 같이 다닌 같은 동네의 몇몇 친구들과 가기 좋은 오락실로
신천의 '사이버 게임플라자'(속칭 사이버 오락실)가 있더라.
사이버 게임플라자에는 정말 다양한 게임기가 있던 것 같다.
코나미에서 나온 드럼매니아, 키보드 헤븐, DDR, 비트매니아 등은 다 있었고,
Ez2DJ 기계도 두 대인가 있었다.
격투 게임도 상당히 많아서, 가끔 인컴 테스트(income test)도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는 펌프 기계도 두 대인가 들어올 정도로 상당히 번화했었다.
그런데 (얘기하면 좀 우습지만) 이 오락실이 없어지게 된 계기가, 나 때문이다.
대학 1학년 때에도 가끔 이곳에 가서 Ez2DJ를 하곤 했는데,
그날 고교 동창들이랑 3차까지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오락실엘 간 것이다.
가서 Ez2DJ를 하는데, 노트가 떨어지는 것에 현기가 나서 그만...
...기계에 대고 웩- 을 해버리고 말았다.
마침 12시에 만나기로 했던 S군이 나 때문에 사죄해야 했었고 집까지 데려다 준 것 같은데...
그로부터 1주일여 뒤에 오락실이 문을 닫더라.
다른 사람들 말로는, 거기 원래 주인장 아저씨가 닫을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어쩐지 내가 오락실 문을 닫게 한 당사자가 된 것 같아 죄책감이 있다.
지난 추석에 외할머니댁(=바로 옆동네)에 다녀오고 집에 있다 보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닌게 눈에 띄어 방정리를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때 고등학교 내내 사이버 게임플라자에서 썼던 게임 카드들이 나오더라.
그땐 카드 모으는 재미도 약간 있었는데...
어떤 카드냐 하면, 천원 단위로 돈을 충전하면 게임을 할 수 있는 카드이다.
이때, 마지막에 100원이 남는 경우 300원이나 500원짜리 게임을 할 수 있는 특전을 가지는데,
덕분에 1000원 가지고 300원짜리 Ez2DJ를 4판 하는 적이 많았었다.
요즘은 압구정 조이플라자에 일주일에 두어 번은 가는 편인데, (혹은 학교 앞 안암오락실)
500원짜리 드럼매니아 게임을 하면서 돈 아까운 줄을 모른다.
게다가 300원짜리 Ez2DJ는 키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손도 대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엔 어쩌다가 용돈이 생기면 아껴가면서 오락실에서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왜 이렇게도 다른지, 카드를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올랐다.
한땐 리듬게임에 한창 빠져있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죠~
BM II DX 최신판(GOLD)과 예전판(5th), 그리고 진짜 BeatMania (5키짜리) 있더라구요. 신기합니다.
저두 비트매니아에 도전해보려다가 키를 전혀 모르겠더군요. 결국 다시 슈팅으로 GoGo했지만요;ㅁ;
어쨌든 뭐든 한가지라도 잘한다면 좋은 것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