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ID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얼마전 옆 학회에 놀러갔다가 거기의 어떤 선배가 저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병준아, 넌 아이디(ID)가 뭐니?"
"네??"
정말 오래간만에 받는 질문인데다가, 아직도 이런 걸 질문하는 사람이 있나 싶어서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2001년 학회에 찾아 간 그날(3월 21일이었을겁니다, 일기에 적혀있는대로라면), 마찬가지로 '네에?' 하고 반문한 것과 비슷하지만, 그 때에는 왜 이런 걸 묻는거지 하는 황당함으로부터 비롯된 '네에?'가 아니었을까요.
하나와영을 비롯하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의 3대 학회에는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아이디를 묻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이러한 전통은 호랑이굴 이라고 하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텔넷 BBS로부터 비롯됩니다. 당시 하나와영은 호랑이굴의 관리를 맡고 있었고, 이 학교에서 통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BBS에 글을 남겼던 것입니다.
이런 호랑이굴은 글 작성자의 이름보다도 아이디를 통해 식별이 쉬운 BBS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 작성자를 식별하는 것은 어떤 학과 소속이고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 어떤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시되었는지도요. 게다가 당시에 BBS를 사용하는 것(소위 당시의 용어로 말한다면 통신을 한다고 합니다)은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전국민의 대부분이 아이디 하나 쯤 갖고 있는 세상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대부분을 아이디를 통해 읽어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아이디가 그렇게 중요한 지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쓰는 아이디만 하더라도 각 메일 서비스, 커뮤니티 등등, 가입 서비스마다 여러가지인 경우도 많을 뿐더러, 아이디의 명명법이 자신의 이름을 따거나, 특정한 숫자를 따는 등 매우 단순해졌기 때문에, 아이디만으로 그 사람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저만 하더라도 일-일-사-칠-일-일-칠-팔(11471178)이라는, 저 자신도 의미를 잘 모르는, 때문에 늘 다른 사람들에게 우연히 나온 아이디다 라고 변명하게 되는, 그런 아이디를 쓰고 있기 때문에, 남의 아이디를 알아도 남을 아는 데에 그게 큰 대수냐 하고 느끼게 되었는지도요.
그러고 보니 학교 내에서는 다행히 2002년 어느 날 호랑이굴의 다운 및 회생 불능 판정, 그리고 호랑이굴 최후 세대인 98, 99학번 형들의 군입대 및 진학 등으로 '신입생에게 아이디를 묻는 관행'은 저를 다음으로 끊기게 된 듯 합니다. 최근 가입한 신입생들의 아이디를 보더라도 그다지 흥미가 가는 아이디는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유추가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흥미가 없다랄까요?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참 사랑스러운 전통인 것 같습니다. 이젠 누구에게나 익숙해져 버린 아이디에 좀더 의미를 부여하고 애정을 갖자는 그런, 소리소문없이 선배로부터 후배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ID에 대한 이야기는 어쩐지 하나와영만의 이야기랄 것도 없지만, 어쨌든 하나와영을 통해 느낀 이야기이므로 카테고리는 OAZ story가 적당하겠지요 =)
"병준아, 넌 아이디(ID)가 뭐니?"
"네??"
정말 오래간만에 받는 질문인데다가, 아직도 이런 걸 질문하는 사람이 있나 싶어서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2001년 학회에 찾아 간 그날(3월 21일이었을겁니다, 일기에 적혀있는대로라면), 마찬가지로 '네에?' 하고 반문한 것과 비슷하지만, 그 때에는 왜 이런 걸 묻는거지 하는 황당함으로부터 비롯된 '네에?'가 아니었을까요.
하나와영을 비롯하여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의 3대 학회에는 전통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아이디를 묻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이러한 전통은 호랑이굴 이라고 하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텔넷 BBS로부터 비롯됩니다. 당시 하나와영은 호랑이굴의 관리를 맡고 있었고, 이 학교에서 통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BBS에 글을 남겼던 것입니다.
이런 호랑이굴은 글 작성자의 이름보다도 아이디를 통해 식별이 쉬운 BBS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 작성자를 식별하는 것은 어떤 학과 소속이고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 어떤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시되었는지도요. 게다가 당시에 BBS를 사용하는 것(소위 당시의 용어로 말한다면 통신을 한다고 합니다)은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전국민의 대부분이 아이디 하나 쯤 갖고 있는 세상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대부분을 아이디를 통해 읽어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아이디가 그렇게 중요한 지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쓰는 아이디만 하더라도 각 메일 서비스, 커뮤니티 등등, 가입 서비스마다 여러가지인 경우도 많을 뿐더러, 아이디의 명명법이 자신의 이름을 따거나, 특정한 숫자를 따는 등 매우 단순해졌기 때문에, 아이디만으로 그 사람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저만 하더라도 일-일-사-칠-일-일-칠-팔(11471178)이라는, 저 자신도 의미를 잘 모르는, 때문에 늘 다른 사람들에게 우연히 나온 아이디다 라고 변명하게 되는, 그런 아이디를 쓰고 있기 때문에, 남의 아이디를 알아도 남을 아는 데에 그게 큰 대수냐 하고 느끼게 되었는지도요.
그러고 보니 학교 내에서는 다행히 2002년 어느 날 호랑이굴의 다운 및 회생 불능 판정, 그리고 호랑이굴 최후 세대인 98, 99학번 형들의 군입대 및 진학 등으로 '신입생에게 아이디를 묻는 관행'은 저를 다음으로 끊기게 된 듯 합니다. 최근 가입한 신입생들의 아이디를 보더라도 그다지 흥미가 가는 아이디는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유추가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흥미가 없다랄까요?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참 사랑스러운 전통인 것 같습니다. 이젠 누구에게나 익숙해져 버린 아이디에 좀더 의미를 부여하고 애정을 갖자는 그런, 소리소문없이 선배로부터 후배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ID에 대한 이야기는 어쩐지 하나와영만의 이야기랄 것도 없지만, 어쨌든 하나와영을 통해 느낀 이야기이므로 카테고리는 OAZ story가 적당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