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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6  고양이를 부탁해 (2001) (2)

고양이를 부탁해 (2001)

먼 옛날 빨간 과거를 만들었던 어떤 유명한 사상가는
이 세상은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뉘어 있고,
늘 메이저가 마이너를 착취한다는 발상을 가지고 있던듯 하다.

그러나 나의 존재를 상기시켜 보면 그건 꼭 아닌것 같다.
자신보다 상대적인 메이저, 상대적인 마이너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 중간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지만, 그렇지만 부족한 것은 없는 그런 모순된 삶.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늘 마이너를 동경해왔다.
주변부의 사람들은 대체 뭘 하고 사는지 궁금해하기도 했고,
그들의 삶에 직접 참여도 해보면서,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더라. 생각이 좁아지고 비참해지기 때문에.


2001년에 나오자마자 봤던 이 영화는, 단지 배두나가 나온다는 것만으로 끌렸던 것 같다.
그때 봤을때는 결말도 싱숭맹숭하고, 대체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
다만, 중간중간의 연출은 정말 독특했었단 느낌이 남는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다섯 명의 고교 갓 졸업한 여자들의 이야기.
우리는 으레 고교 졸업하면 대학엘 가고, 대학 졸업하면 취직해야지 하고 생각할텐데,
상고를 졸업한 이 다섯 여자들의 삶은 정말 마이너하기만 하다.
재산의 많고 적음, 삶의 풍요로움 정도를 떠나서, 그냥 마이너하다. 지저분하다.
깔끔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그런 주변스러운 삶의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언젠가 연출의 재미와 여자들에 끌려,
나 자신을 이 영화의 분위기처럼 만들고 싶었던듯 하다.
하지만 어쩐지 마이너 사람들은 영 끌리지가 않더라.
평소에 상대적 메이저로 살던 사람이 마이너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마이너 사람들도 메이저 사람이 들어온다는 건 꺼리는 것 같았다.
콩 심는데 콩 나고 팥 심는데 팥 나는 것 마냥,
갑자기 내가 바꿀 수도, 바뀔 수도 없던 것 같다.


그리고, 6년 뒤에 다시 한 번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늘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변화하지 않는 마이너 인간들.
왜 그렇게 마이너한지 이유는 알 수 있었지만, 당분간 그들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스스로 변화하기 전에는 영원한 루프 속에서 살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에.
2007/07/16 06:00 2007/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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