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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9  during 2 months without anime/game life (8)

during 2 months without anime/game life

예전에 한번 나의 인생에 있어서 진지하게 접할 최후의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사실이 될 줄은 몰랐네요. 요즘 카논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유명한 애니메이션 회사로부터 만들어져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1화가 나왔는지 어제 RSS리더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 RSS리더기에는 애니/게임 관련 블로그들이 몇곳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별로 다운로드 받아서 보고싶어지지 않더군요. 왜일까?

최후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끊기 전까지 저는 DVDISO에 탐닉하고 있었습니다. DVDISO란 말 그대로 DVD의 ISO 이미지 파일 형태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을 전부 모으려면 대략 한 달에 200GB 하드디스크가 1개 정도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충실하게 매~달 하드디스크를 사모아 그것들을 저장해오고 있었구요.

최초로 DVDISO에 탐닉하기 시작한 것은 너무 많은 애니메이션이 쏟아져서 선별해서 보려는 의도에서였죠. 하지만 뭐랄까, 다운로드에 집착하다 보니 컨텐츠를 충실하게 감상하기보다는 쌓는데에만 주력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결국 이전과 같은 현상이 반복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는 쌓이고 감상할 시간은 없다-(물론 게임도 마찬가지)

그래서, 2개월여 전부터 과감하게 이것들을 끊어보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친목용 연구실 스타크래프트를 거부하거나 고스톱을 안한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 그래도 이런걸 끊었더니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우선 흐트러진 제 모습을 조금씩 정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전에 귀찮다고 만나지 않던 사람들도 자꾸만 만나기 시작하고, 연구실 일도 이전보다 좀더 충실하게 된것 같습니다. 바깥 활동을 늘리고 내부 활동을 줄이는 그런 것. 물론 그런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편향되게 살아왔음이 한눈에 보이더군요. 사회 생활의 결여 말입니다.

물론 금단 증상도 있습니다. 가끔씩 떠오르는 미스즈... 미스즈찡...가, 가오... 가 아니라, 시간이 남아돌때 무얼 해야 할지 모를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방황했습니다. 내가 대체 무얼 해야 하는걸까- 그럴 때는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지요. 아직도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시간을 덜 날려먹는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한적이 있어요. 오랫동안 사귄 죽마고우 같은 친구와 심하게 싸우고 잠시동안 거리를 둔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의 장단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그 친구가 있는 의미 같은 것을 재고해볼 수 있었던 것. 정말 그때 거리를 둬야 할 때에는 괴로울 따름이었지만, 거리를 두고 나니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던것 같습니다. 다시 만나게 될때는 씨익 웃고 잘 있었냐고 인사하고- 그러고 다시 시작하는거죠.

...저에게 있어서 미디어도 그런 것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친구와는 다른 것은, 사실 걔네들은 그저 릴랙스하게 즐기기 위한 존재들인데, 스토킹하는 것마냥 그 존재 자체에 너무 탐닉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결국 지금은 거리를 두고 있어서 오히려 편한 점이 많네요. 비로소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 대등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달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그날을 살짝 기다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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