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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2  회의 진행의 변화와 버라이어티 쇼의 인기

회의 진행의 변화와 버라이어티 쇼의 인기

요즘 회의는 회의가 아니라 사교의 장이라고 한다.
진지한 회의랍시고 갔더니, 다들 농담따먹기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을 지 모르겠다.
특히 학교 동아리나 위원 회의, 심지어 회사 사무실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 포스팅을 보는 분들의 회사나 모임에서는 회의가 어떤 분위기일지 살짝 궁금해진다.

실제로 나는 요 몇 년 간 몇몇 모임에서 '단순 사교 회의'의 모습을 보아오고 있다.
무언가 안건을 이야기하자고 모인 자리에서, 서로 뭘 하고 사는지 혹은 요즘 연예인은 어떤지...
이런 찌라시 같은 이야기들이 나도는,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다.
심지어, 공적인 회의 석상에서 책상에 걸터 앉은 채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태도 변화)
친한 사람들끼리 몰려앉아 이야기하는 경우도 번번히 있다. (친목 그룹 형성)
당연히 엄숙한 회의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더 할 말이 없어져 버리고...

최근 이런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버라이어티 쇼가 대두되기 시작한 시기와 의외로 일치한다.
버라이어티 쇼는 전문적인 소재로 이루어진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대부분 출연자(대부분 개그MC들)의 실없는 농담따먹기와 잡담 일색으로 도배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보고 있노라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보고나면 그다지 남는 것이 없다.
(예: <무한도전>)

그나마, 진화 된 부분은 있다.
아직도 <개그 콘서트> 등의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는, 8~90년대 스타일의 개그 프로그램,
이른바 몇 사람을 바보로 만들거나 신체적, 혹은 외형적 유희를 내보내는 프로그램보다는 진화된 것이,
행동보다는 입담과 서사적인 구성으로 사람을 웃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묘하게도 이런 시도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입담'이 회의석상의 진지하지 않은 모습과
닮은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우선, 주제와 관련없는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당혹스럽게 한다는 점이다.
가령 A라는 주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참여자가 B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더니만, C, D, ...
알 수 없는 루트를 타고 계속해서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경우이다. 결국 A로 돌아오긴 하지만...
버라이어티 쇼에서는 이런 모습들이 나름대로 재미있을 수 있기는 하다...마는...

회의에서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하기에, 이런 이야기로 퍼져나가지 않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오히려 진지한 얼굴로 A→B→C→D→... 하는 식으로 퍼져나가는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면,
그 회의는 회의 참석자들이 서로 준비를 하지 않은 회의라고 해야 할까?
보통은 좋은 회의는 A→B→A'→A''→B'→A 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 회의에서는 다같이 웃는 얼굴로 A→B→C→D→E→F→... 잘도 뻗어나간다.
그러다가 결국 A로 돌아와야 하는 것 조차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정작 참석 후 '내가 오늘 회의 때 뭘 했지' 하고 정리하려고 보면, 남는게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 회의 했으니까 시간은 잘 보냈겠지' 하고 자기 위안을 얻는 경우가 부지기수.


뭐, 요즘 연구실의 일을 좀 이야기하며 마무리 짓자면,
10분이면 끝날 회의가 1시간이나 지속되고, 회의 따위는 아예 없어도 좋았던게 아닌가 싶은 적이 많다.
이런 풍조는 연구실 사람들이 <무한도전>이나 <황금어장>과 같은 프로를 시청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그래서, 버라이어티 쇼가 이런 풍조를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써보았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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